개인적인 각도기를 만들었다. 이 각도기는 내 다리 모양과 길이, 그리고 내가 최대한 벌릴 수 있는 다리 각도만을 반영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각도기로써 통용될 수 없다.
<빛그림자 측정하기>는 이 신체각도기를 이용해 계속 모습이 변하는 빛그림자를 측정하는 과정이다. 이 각도기의 한 단위는 내가 한 번에 가장 크게 벌릴 수 있는 다리의 각도를 기준으로 한다.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시시각각 모습을 바꾸는 대상을 측정한다는 것은 사실 목적도, 효용성도 있을 수 없는 행위다. 그러한 빛그림자를 개인적인 각도기를 이용해 측정하며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객관적이고 규범적인 수치가 아닌, 빛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그 뒤를 쫓는 온전한 나만의 경험이었다. 시간이 흘러 95단위를 끝으로 빛그림자는 사라지고 신체각도기 또한 화면에서 퇴장한다.
Light Shadow Measuring, object(exercise mat), variable size, video 3’50”, 2016.